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자, 부모에게는 첫 사회 적응을 함께 겪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심리적 변화와 적응의 어려움을 겪으며 다양한 행동 문제나 정서 불안을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당황하고 걱정하지만, 이는 대부분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일부로 전문가의 조언과 부모의 공감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엄마들의 고민 사례를 중심으로, 심리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해결 방법을 Q&A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 ※ 이 글에 등장하는 사례는 현실에서 흔히 겪는 학부모님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예시입니다.
사례 1 - 입학 스트레스로 아침마다 배가 아파요
Q.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고 해요.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학교에 가는 걸 너무 싫어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심리 전문가의 조언
이러한 증상은 입학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화 반응일 수 있습니다. 낯선 환경, 새로운 규칙, 교실 안에서의 긴장감이 아이에게 부담이 되며, 이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복통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가 아직 낯설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네” 같은 말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대화를 자주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일관된 일과 루틴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정해진 기상 시간, 아침 식사, 준비 시간 등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주면 아이의 불안이 서서히 줄어듭니다. 등교 준비 시간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아래 사례는 학령기 아이들의 일반적인
사례 2 - 친구가 없다고 울어요
Q. 아이가 “친구가 없어서 혼자 놀았어”라며 울어요.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A. 심리 전문가의 조언
친구 관계는 초등학생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회적 영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사교적이거나 금세 친구를 만드는 것은 아니며, 내성적인 아이들은 적응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오늘 누구 옆에 앉았어?”, “같이 간식 먹은 친구 있었어?”처럼 구체적이고 부담 없는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보세요. 아이가 조금씩 학교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또한, 또래 관계를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규모 놀이 모임, 미술 학원, 체육 수업 등 활동 중심의 모임은 아이가 대화 없이도 자연스럽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단, 친구가 없다는 말에 당황하거나 야단치지 말고, 그 감정을 존중해 주세요. 아이가 “학교에 친구가 없어도 다른 환경에서 또래를 만날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그러나 친구 유무와 상관없이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례 3 - 식사를 거부해요
Q. 평소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밥을 거부하고, 먹으면 바로 체한 것처럼 구토도 해요.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는데요.
A. 심리 전문가의 조언
식사 거부는 아이가 겪는 정서적 불안이나 긴장을 신체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행동입니다. 아이가 식탁에서 느끼는 부담, 불안, 혹은 자율성 상실의 감정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우선 식사 시간에는 강요나 비교 없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밥을 먹기 싫어할 때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가볍게 넘기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간단하고 소화 잘 되는 식단을 준비해 주세요.
또한, 아이가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을 식사 시간과 연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식탁에서 가족이 웃으며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갈 수 있습니다.
사례 4 - 공부에 집중하지 못해요
Q. 아이가 공부를 시작하면 바로 딴짓을 해요. 숙제를 하다 말고 일어나거나, 책상에 앉는 것 자체를 싫어해요.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 보여요.
A. 심리 전문가의 조언
집중력 저하는 단순한 산만함보다 정서적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 자신감 부족, 혹은 학교 생활 전반에서 오는 피로감이 아이의 인지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에게 “오늘 어떤 일이 있었어?” 같은 질문으로 하루를 돌아보게 하고, 공부 외의 감정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짧고 반복되는 집중 루틴을 만들어주세요. 예를 들어 “10분 공부하고 5분 쉬기” 같은 짧은 루틴을 정하면 아이는 부담 없이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대에 책상에 앉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서서히 집중력이 회복됩니다.
사례 5 - 말수가 줄고 짜증이 많아졌어요
Q. 평소 밝던 아이가 말이 없어지고, 자꾸 짜증을 내요. 자잘한 일에도 화를 내고, 웃는 일이 줄어들었어요. 괜찮은 걸까요?
A. 심리 전문가의 조언
이러한 변화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말수가 줄고 감정 기복이 심해진 경우,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감정에 공감하고 받아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요즘 기분이 별로구나”, “뭔가 속상한 일이 있었니?”와 같이, 판단 없는 대화가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합니다.
또한 아이가 편안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미술놀이, 감정 일기, 그림책 읽기 등 다양한 활동을 활용해 보세요.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은 말보다 더 많은 위안을 줄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아동 심리상담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해 보는 것도 권장됩니다.
결론: 기다려주고, 사랑하고, 함께 있는 시간
아이들의 정서적 변화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민감하고 복잡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부모의 반응이 아이의 마음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불안해하고, 말수가 줄고, 친구가 없다고 울어도 우리는 당장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괜찮아, 넌 그대로도 소중해”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치유법은 ‘시간’입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함께 웃는 것, 손을 잡아주는 것, 이 모든 순간이 아이의 마음에 깊은 위안을 줍니다.
글쓴이의 평: 제 이야기를 해 볼게요.ㅎ저도 두 명의 개구쟁이 남자아이를 키운 엄마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옛날 생각이 나서 저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던 시절, 오늘 이야기했던 다섯 가지 고민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이런저런 일로 상담을 받기도 하고, 이불속에서 조용히 눈물 훔치던 날도 많았죠.
특히 둘째 아이는 천방지축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답니다.
다른 아이들이 차분히 공부할 때 엉뚱한 소리로 분위기를 흐려놓고, 도무지 집중이라는 걸 모르는 아이였어요.
그땐 저도 지치고, 답답하고, 아이에게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세월이 흘러 그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었어요.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그냥 각자의 성향대로, 제 눈에는 누구보다 멋지게 잘 자라줬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그때 조금만 더 느긋했더라면…
아이와 더 웃고, 더 안아주고, 더 행복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요.
만약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저는 이렇게 해줄 거예요.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줄 것,
어리숙하고 못난 모습에도 "괜찮아, 사랑해"라고 말해줄 것,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냥 옆에 있어줄 것.
부모님들도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부족했던 우리도 지금은 어른이 되어 잘 살아가고 있잖아요.
우리 아이들 역시 그렇게 잘 자라 갈 겁니다.
우리가 엄마로서 먼저 여유를 갖고, 포근히 안아준다면
아이들은 그 품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속도로 목표에 도달할 힘을 얻을 거예요.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요.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아이들이니까요.
오늘도 엄마 아빠 여러분, 힘내시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소중한 시간을 꼭 기억해 주세요.
저는 그것이 바로 학령기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은 기다림입니다."